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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7/15 유마 당신의 아이가 구걸하고 있다? (4)

당신의 아이가 구걸하고 있다?

Posted by 유마 as 發見/문화과학
올해는 방학을 일찍 한다더니 중학생들은 벌써 방학을 맞이했고 초등학생들도 방학을 한건지 PC방에는 일찍부터 초등학생들로 북적인다. 이 기간엔 PC방이 자기네 아지트라도 되는듯 아침부터 오후까지 어린 초등학생들로 붐비는 것이 다반사다.

게임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취미생활로 자리를 굳혔다. 그건 초등학생들에게 마찬가진가 보다. 도시 내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고 더불어 예전만큼 신나고 즐겁게 할만한 놀이도 점점 차라진 요즘, 어쩌면 게임이란 아이들이 접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놀이이자 취미일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이라면 마냥 즐겁고 신나게 게임을 놀이삼아 즐기고 끝난다면 아무 문제도 없으련만 그들의 삶도 인생이고 인생 과정에는 안타깝고 속쓰린 경험이 있기 마련이다.

오늘은 아이들의 안타깝고 서글프기도 한, 그리고 부모의 현명한 처사가 필요한 목격담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PC방에 오는 아이들이 모두 넉넉한 용돈을 가져 왔다면 아무~ 문제가 없을지도 모른다. 아이들마다 생활 환경이 다르고 가정 형편이 다를 수 밖에 없으니 그기에서 오는 안타까운 현실이 존재한다. 내가 사는 곳은 PC방 사용료가 가장 싼 편에 속하는 대구다. 대구에서도 지역마다 편차가 있지만 우리 동네엔 대부분 시간당 500원을 받는다. 서울에 비하면 거저라고 할 수 있다.

요즘은 부모들의 씀씀이도 넉넉하다 못해 넘쳐나 가끔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용돈이 내가 가지고 다니는 생활비보다 많을 때도 있다. 그런 아이들은 세상 현실에서처럼 '쩐'을 무기삼아 친구들을 데리고 PC방엘 오곤 한다. '오늘은 내가 PC방 비(費) 쏠게! 가자!~' 뭐 이런 상황 아니겠는가. 더군다나 친구들에게 부식(음료수나 라면, 과자 등)마저 돌릴만큼 충분한 '쩐'을 가지고 있으니 용돈이 부족한 아이들은 그 막대한 '쩐'을 소유한 아이들에게 잘 보이려고 나름대로 열심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좋은 무기(게임 아이템)를 '그' 아이에게 꺼리낌없이 준다든지, 좋은 아이템을 습득하면 바로 '그' 아이에게 상납(?)한다든지. 아이들은 자신들의 돈줄에게 게임을 하는 댓가로 모든 것을 가져다준다.

여기까지는 그럴 수도 있다. 이제부터 문제인데, PC방 사용료를 모두에게 한 시간씩 돌렸지만 점차 사용시간이 끝나가면서 문제의 발단이 시작된다. 막대한 '쩐'을 소유한 아이는 자신에게 잘 보이는 아이나 친한 아이에게는 스스로 PC방 사용시간을 연장해주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사용시간이 끝나면 집으로 돌아가야하는 상황이 오는 것이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자존심이나 체면 그런 것보다 친구들이랑 같이 놀고 싶은 마음, 무엇이든 같이 하고 싶은 마음 그런 것들로 가득한 나이다. '쩐'을 소유한 친구가 사용시간을 연장해주지 않으면 그 아이에게 '구걸'하게 된다. 그러면, '그' 아이는 '아까 돈 내줬잖아', '넌 내게 뭐 해줄건데?' 등 이제는 '쩐'을 무기삼아 '쩐'을 구걸하는 아이에게 댓가를 바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자신도 모르게 '구걸'을 하게된 아이는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주겠다고 약속하며 다른 친구와 같이 놀 수 있는 '쩐'을 얻어낸다.

이런 장면을 목격할 때마다 난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묘한 감정이 올라오곤 한다. 이 아이들에겐 밝고 희망찬 미래를 꿈꾸도록 해주고 싶은데 벌써부터 자신도 모르게 처절한 삶을 경험하는 것을 보니 내 가슴이 터질 것만 같다.

그러면, 이 아이들에게 PC방을 가지 말라고 말릴 수 있을까? 학교나 주위 친구들 사이엔 이미 PC방 게임이 주 대화 소재가 된지 오래고 방과후엔 친구들의 모임장소이기도 한 PC방엘 가지 말라고 하면 그 아이들은 대화 소재를 잃어버린 왕따가 되는 게 아닌가. 그렇다고 집에 PC를 사주고 PC방은 가지 말라고 하면 될까? PC 게임을 해본 사람이면 누구나 안다. 혼자 집에서 PC 게임을 하는 것보다 PC방에서 모여서 게임을 하는 것이 더 즐겁고 신나는 일임을. 오히려 게임을 하는 행위보다 친구들과 모여서 논다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는 건지도 모르는데 가지 말라고 말릴 수 있을까.

곰곰히 생각해보았지만 결론은 내릴 수가 없었다. 가족 중에는 어린 아이가 조카 밖엔 없고 아직 6살이라 친구들과 PC방에 갈 나이는 되지 않았기에 조금은 여유롭다. 조카가 조금 더 커서 친구들과 어울려 다닐 때가 되면 오늘 이 글을 되새겨보고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길 바래야겠지.

아울러, 당신의 아이도 혹시 당신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친구들에게 구걸하고 있을지 모른다. 아이를 꼼꼼히 살펴보고 부담주지 않게 조용히 물어보라. 만약, 그렇다면 현명한 판단을 하여 올바른 길을 알려주고 아이가 구김살 없고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어렸던 한 때지만 그 기억은 미래를 어둡게 만들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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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마
2007/07/15 22:07 2007/07/15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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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epial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많은 부모님과 읽었으면해서 추천하고 갑니다. // 196.25.***.250

    2007/07/15 23:24
    • 유마  댓글주소  수정/삭제

      심샛별님 오랜만이에요.

      블로그가 산뜻해져서 더 보기 좋아요! // 211.179.***.136

      2007/07/15 23:33
  2. 학주니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슴아픈 현실이네요. // 61.107.***.29

    2007/07/16 08:54
    • 유마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이들의 삶도 우리네 삶과 별반 다를 바가 없는 것 같습니다.
      다들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거지요. // 218.54.***.77

      2007/07/16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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